새 출발, 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에 관하여



벚꽃과 개나리와 목련이 공존하는 화려하지만 혼란스러운 이 봄에 새 학년, 새 학기, 새 출발을 시작한 여러분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학교생활 1년 동안 벌어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미리 경험해보면 어떨까요? 좀 더 생생한 주인공의 체험을 전하기 위해 나온 지 일 년도 채 안 된 소설들 가운데서 일 년의 시간 흐름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골라봤어요. 주인공들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때로 힘들기도 하겠지만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쯤이면 단단해진 주인공들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거예요. 내가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내 눈엔 잘 안 보여요. 올 한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다 보면 12월 31일엔 다른 이들로부터 너 참 많이 컸다, 소리를 듣게 될 거예요! 그럼 그때까지 파이팅~


『이 망할 열네 살』

김혜정 지음|사계절|2026년|204쪽

중학교는 그동안 살아왔던 세상과는 완전 다른 곳이라는 걸 이미 겪은 친구들은 알지요? 중1이라는 ‘이세계’(異世界)에 도착한 도하민의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들여다봐요. 그런데 왜 이 ‘망할’일까요? 도하민은 초등학교 때 전교회장에 모두에게 환영받는 인기남이었어요. 이대로 꽃길만 걷게 될 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전학과 함께 시작된 중학생의 세계는 도하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말지요. 세상에서 가장 쉬웠던 친구 사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요? 태어나 이렇게 존재감 없어 보기도 처음, 야심차게 준비한 회장 선거에서 달랑 2표를 받은 다음부터는 쥐죽은 듯 지내고 있었는데, 소통왕 도하민은 어디 가고 친구들과 선생님한테 오해받는 날들의 연속. 도저히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선우진, 주은빈과 2학기 수행평가 과제 덕에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멋진 친구 관계가 형성되며 엉망진창 1학년 생활을 마감합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힘들다는 ‘관계’에 대해 김혜정 작가는 섣불리 조언하지 않아요. 이제 열네 살을 조금 알 것 같았는데 곧 열다섯 살. 그래도 한번 해볼 거다,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해주지요.


#한국소설 #중학생 #이세계 #친구 #관계 #자존감 


『호구』

 김민서 지음|창비|2025년|216쪽

문학 작품이 좋은 건 엉망진창 나락으로 가고 싶은 나를 대신해 방황하고 망가지고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보며 참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현실에선 그렇게 망가지면 수습 불가니,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간접 체험’을 하고 ‘깊생’하시길. ‘호구’란 원래 바둑에서 “검은 돌 석 점이 세모나게 펼쳐진 모양을 호랑이가 입을 벌린 모양과 비슷하다”고 범의 아가리, 호구(虎口)라 부른다 해요. 그만큼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걸 호구라 하고, 또 쉽게 남을 믿고 남한테 당하는 사람을 호구라 부르기도 해요. 이 소설은 이 모든 경우를 다 보여줘요. 엄마와 할아버지와 사는 주인공 김윤수는 학교에서 호구 취급을 받아요. 부모의 재력과 지위만 믿고 윤수를 호구로 만들어버린 권이철, 권이수 쌍둥이 형제 때문에, 그동안 자신의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던 윤수는 폭주하기 시작하지요. 아주 많은 걸 잃고 난 다음에야 윤수는 깨닫습니다. 인생은 구겨지는 것이 아니라 펼치는 것이라는 것을, 아무것도 되지 못했기에 이제라도 나 자신으로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을.


#한국소설
#호구 #바둑 #가족 #친구 #인생 #꿈 


『너를 죽이려면』

하세가와 마리루 지음|이소담 옮김|위즈덤하우스|2026년|176쪽

누군가 죽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 적이 있나요? 아니면 내가 죽었으면 하고?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고 무섭지요. 주인공 히로는 소꿉친구였던 스기모리를 죽이고 싶어 합니다. 한때는 친했지만 중학교 생활을 하며 멀어진. 그러면서 스기모리를 죽이려는 이유를 하나씩 적어 나가지요. 동시에 그 친구를 죽이면 자기는 살인자가 되는 거니까 그동안 못해봤던 일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갑니다, 일종의 버킷 리스트처럼. 심술궂고, 약하고, 울보인 스기모리 군. 하나씩 이유가 붙을 때마다 스기모리와의 추억이 재생되고, 리스트가 쌓일 때마다 히로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롤러코스터를 타러 가고, 불꽃놀이를 보러 가는 등 새롭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쌓아갑니다. 그리고 결국엔 스기모리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을 용서하고 죄책감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지요. 히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산다는 건 정말 귀찮은 일이지만, 나중에 서서히 즐거워지는 일은 대부분 귀찮은 법이라고. 친구 료코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요. 의존할 곳이 많아 여기저기서 나눌 수 있으면 그게 자립이라고, 그러니까 다 같이 나누자고. 우리, 귀찮지만 서서히 즐거워질 나중을 위해 열심히 자립해볼까요?


#일본소설 #친구 #죽음 #애도 #관계 #상실 #인생 #성장 #관계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황영미 지음|우리학교|2025년|224쪽

학기 초부터 혼급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sns에 글을 올리니 혼급식에 대한 조언들이 난무하는데 그중의 최고 댓글은 도서관으로 가라, 책 읽는 애는 안 건드린다. 사소한 오해로 ‘허언증’ 환자로 찍혀 따돌림 받던 주인공 홍지민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책을 읽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그런데 도서관에선 항상 뭐가 생긴다? ‘짝남’! 내친김에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간 동아리 ‘고전을 걷다’에서 짝남 안태오와 조우하며 홍지민의 삶은 흥미진진해지지요. 이 책엔 청소년들이 알아두면 좋은 꿀팁이 가득해요. 혼급식 요령,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동아리 운영 방식, 독서 팁 등. 그중에서 압권은 바로 자기 자신을 긍정하며 사랑 가득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법이에요. 지금까지 이렇게 평범한 주인공은 없었을 거예요. 이 주인공이 바로 나야 나, 공감하며 읽다 보면 나를 성장시켜 줄 아주 구체적인 팁들이 떠오를 거예요. 두근두근 달달한 사랑 감정까지 대신 느끼는 건 덤이고요.


#한국소설 #도서관 #고전 #동아리 #사랑 #호감 #성장 #친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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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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