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줄 책들

지난 봄에 네가 나에게 빌려 준 책이 있었어.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너는 “이 책 정말 재미있어요. 한 번 꼭 읽어보세요!”라 하며 『불편한 편의점』을 직접 가지고 와서 내게 빌려주었어. 두 달이 지나도록 난 그 책을 안 읽고 있었어. 그로부터 세 달 정도 지난 무렵이었나? 『불편한 편의점』을 읽었냐고 ‘고전읽기’ 수업 시간 도중에 네가 다시 물었고, 나는 계면쩍게 웃으며 아직 못 읽었다고 답을 하다가 그 순간, 머리에 반짝 전구가 켜졌어. ‘고전읽기’ 수업을 듣는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어. “얘들아, 효정이의 강력 추천 도서인데 내가 세 달이 지나도록 못 읽고 있어. 우리 다 같이 읽어보는 거 어때?” 친구들은 다 좋다고 했고, 우리는 요즘 수업 시간마다 이 책을 읽고 있지.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나니, 네가 그 책의 어떤 점을 좋아했는지 알겠더라. 사람들이 서로에게 따뜻한 힘을 미치는 이야기가 너의 마음을 흔들었던 게 아닐까 싶었어. 그리고는 이런 생각을 했어. 아, 그래. 내가 효정이의 마음을 더 훈훈하게 해줄 책을 권해주어야겠구나.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 268쪽

우리가 가지기 쉬운 고정 관념이 있어. 도움의 방향에 대한 것이야. ‘도움이라는 것은 경제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에 못 미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야.’ 이런 생각을 가지기 쉽지. 그런데 실제 삶은 그렇지 않아. 내가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얻을지 또는 위안을 얻을지 예측할 수 없어. 여기에 이 책의 매력이 있어. 반듯한 청년이 노숙자 아저씨로 인해 마음의 용기를 얻게 되고 씩씩하게 삶을 걸어가게 될 거라는 예측은 삶의 공식에 없는 거잖아.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유쾌하고 따뜻한 영향을 어떻게 미칠 수 있을지 상상하면서 이 책을 만나봐. 덩달아 유쾌해질 수 있어.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힘을 주어야겠다는 욕망을 가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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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 220쪽

사람은 누구나 ‘마음의 상처’를 가지게 마련이야. 그 시기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세상의 사람들은 이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하는 걸까. 아니, 이 상처들에 어떻게 대응하는 걸까. 이 책은 사람은 연약하면서도 강한 존재라고 말해. 우리는 모두 약하디 약한 존재지만 동시에 매우 강한 존재라는 거지. 약한 마음은 작은 일에도 하루에 몇 번씩 무너져 내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기 존재를 책임지고 인생을 살아내는 강한 존재니까 말이야. 특히 연약한 마음과 연약한 마음이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 때, 인간의 힘은 더욱 커지고 위대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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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4년 | 264쪽

김동식 작가의 소설을 알고 있지? 김동식 작가의 소설이 흥미롭지만, 작가의 삶은 더욱 흥미진진해. 어린 시절에 장래 희망을 정하고 이에 맞게 상급 학교 진학을 하고 직장을 찾아야 한다고, 우리는 배워왔잖아. 김동식 작가의 삶은 인생에 공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 이야기를 만들고 글을 쓰는 행위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봐.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생 한 번 살아볼 만하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겠구나, 이런 용기가 마음 안에 가득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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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요?』

시드니 스미스 지음 |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2024년 | 48쪽

아이가 침대에 누워 엄마에게 물어봐. “엄마, ~ , 기억나요?” 어린 시절에 함께 즐거웠던 시간, 어려움을 겪었던 시간, 무언가를 배웠던 시간을 기억하느냐고 묻는 거지. 그 때 같이 웃었던 기억, 같이 달콤한 걸 먹었던 기억, 같이 낯설어하며 걱정하던 기억을 떠올리는 거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기억하는 과거의 시간은 마음에 힘으로 축적되지 않을까. 그 시간의 힘으로 우리는 낯선 세상으로 발을 내딛고, 다시 일어나서 걸어나갈 수 있는 거 아닐까? 오늘이라는 시간도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기억하게 되겠지? 오늘은 어떤 시간으로 기억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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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오늘도 덕질의 힘으로 삶을 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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