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엔 시집이 제철



박준 시인의 시 「낙서」 속 한 구절 “봄날에는 /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는 말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방과 후 운동장 꽃그늘 아래에서,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도서관 창가 자리에서, 어쩐지 시집을 펼쳐 보고 싶은 기분이 살며시 기지개를 켜는 봄날입니다. 시인의 말처럼 “사람의 눈빛이 제철”인 이 계절엔 시집도 제철인가 봅니다. 아직 시집이 낯선 친구라면 ‘지금 읽은 시’를 꼭 곧장 이해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는 다만 여러분이 ‘시를 읽은 지금’을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집을 소개합니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시 읽기 좋은 제철을 놓치지 마시기를요!


『난 빨강』

박성우 지음|창비|2010년|125쪽

우리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한 권에 담은 청소년시집입니다. 2010년에 출간된 시집인데도 여전히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표현한 듯 생생합니다. 올봄에는 “연초록 그늘을 쫙쫙 펴는 버드나무”를 닮은, 언제까지나 “푸릇푸릇 초록으로 가는”, “아직은 초록이 아닌 연두”빛을 지닌 이 시집을 읽으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좋은 시의 생명력을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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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집으로 간다』

 강성민 외 75인 지음|평산책방|2025년|164쪽

『이제는 집으로 간다』는 ‘찾아오는 평산책방’ 프로그램을 통해 시의 세계를 만난 경남 지역 청소년회복센터 청소년들의 시 97편을 모은 책입니다. ‘시’를 읽기도, 쓰기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시집은 특별한 기교가 없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자기 언어로 꾸밈없이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삶에서 우러난 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쓰는 사람 스스로를 치유합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회복센터’일 수 있음을 이 시집은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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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을 나누는 기분』

김소형 외 19인 지음|창비교육|202년|212쪽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도넛을 나누는 기분』은 이 말이 꼭 어울리는 시집입니다. 시와 친하지 않아 어떤 시집부터 읽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스무 명의 시인이 함께한 이 책부터 읽어 보세요. 이 중에 분명 한 편 이상은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다 읽고 나서 친구와 어떤 시인이 좋았는지 이야기 나누는 것도 ‘시’를, 그리고 ‘서로’를 더 이해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잠든 친구 “등에 손가락으로”(황인찬, 「등에 쓴 이름」) 이름을 쓰고 싶은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 시들을 함께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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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는 천천히 멸망 중』

주민현 지음|쉬는시간|2025년|144쪽

봄부터 부쩍 더워진 날씨에 ‘기후 위기’를 실감합니다. 주민현 시인의 시집 『우리가 사는 지구는 천천히 멸망 중』은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 시를 엮었습니다. 제목만 읽고 낙담하기엔 아직 일러요. 우리가 어쩌면 마지막 인류일지도 모르지만, 시인은 “그래도 나랑 같이 있을 거지?”라고 손을 내밀며, “미래를 상상”하자고 말을 건넵니다. 지구가 ‘멸망’한다고 ‘절망’하기보다는, ‘희망’을 향해 한 걸음 내딛자고요. 지구를, 우리의 내일을 지킬 수 있는 “작은 것들의 힘”이 담겨 있는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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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

장래희망은 등대지기. 누군가에게는 책이 등대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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