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청소년을 위해 만들었지만, 과알못 어른들이 더 좋아할 과학책

어떤 단어 앞에 ‘청소년’이라는 말이 붙으면, 더 쉽고 더 말랑하고 덜 전문적이고 덜 본격적일 것만 같다. 하지만 과학에서만큼은 다르다. 대놓고 청소년을 위해 만들었다는 과학책들은 오히려 쓸데없는 군더더기나 자극을 덜어내고 꼭 알아야 할 과학적 지식만 야무지게 모아놓아 더 유익하고 알차다. 청소년을 위해 만들었지만, 과알못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과학책들을 모아보았다.


『빅뱅 쫌 아는 10대』

이지유 지음│풀빛│2019년

우리는 어쩌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태어나 이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이 의문의 실타래를 잡고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우리집 족보를 따라 단군 신화를 지나 신석기 혁명을 거쳐 아프리카의 루시를 건너 뛰어 공룡과 삼엽충과 코아세르베이트의 경로를 거슬러 모든 것이 탄생한다는 빅뱅의 순간에 이르게 된다. 138억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커다란 폭발이 지금의 내 모습에 머물기까지의 빅 히스토리를 한 호흡에 주욱 엮어내기에 더없이 좋은 책.

#빅뱅카페의수소헬륨칵테일의짜릿한맛이란 #암흑물질토핑은빼고 #우주적스케일의급팽창댄스 #어쩌다일어난일들이드디어가져온현재와 #아무튼일어날미래 #과학


 『동물을 제대로 발견하는 방법』

마츠하시 도모미츠 지음/허영은 옮김│봄나무│2018년

만약 지구를 처음 방문한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은 지구는 ‘곤충들의 행성’이라고 여행기에 기록할지도 모른다. 지구상에서 발견된 생물종의 80%가 곤충이며, 인간은 그 수천만이 넘는 생물종 중에 단 1종일 뿐이다. 우리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시야가 지나치게 높고 좁아서 보지 못한 것일 뿐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많은 동물들을 주변에서 발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공존에 대한 의미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

#아동용책의외피를두르고있지만 #아이를키우는부모님들께더필요한책 #여치-방아깨비-풀무치를_구분하는_법 [동물을제대로잡는방법]_[동물을제대로키우는방법]도있음 #과학


『과학 시간에 사회 공부하기』

손향구 & 강윤재 지음│웅진주니어│2008년


 『세상 뭐든, 물리 1. 고전역학』

이공주복 지음/임승연 그림│동아시아│2017년

친절한 ‘아줌마’ 물리학자 바리 여사와 십대 소년 민준이의 대화체로 구성된 물리학 책. 처음에는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다짜고짜 대놓고 수학 계산을 하고 물리 법칙을 이야기하는게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심지어 민준이는 자기 입으로 먼저 과학이 재미없다고 해 놓고선!), 물리학에 대한 선입견은 잠시 눌러두고 두 사람의 대화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해가 되어서 오히려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인공은 십대 소년이지만, 십대 시절을 ‘물리 포기자’로 지냈던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이모두물리라니 #줄타기하듯천천히한줄한줄따라가면서이해해보자 #시끄러운매미소리와만유인력 #과학

하리

과학책을 읽고 쓰고 알립니다. 해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