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의 일이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 나는 만화 『삼국지』를 읽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선생님은 나를 혼내셨다. 독서 시간에 왜 만화를 보고 있느냐면서. 지금은 만화를 보는 시선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학교에선 만화를 수업 자료로 활용한다. 학교도서관에도 만화책이 많이 있다. 이제 만화는 학교에서 당당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러분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만화책을 몇 권 추천해본다.
『용감한 과학자들의 놀라운 실험 1~2』
최보윤 지음|다른|2016년|392쪽
『수화 배우는 만화』
핑크복어 지음|돌베개|2020년|256쪽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공식적으로 설명할 때 발표자 옆에 수어를 하는 사람이 나온다. ‘수어’는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독립된 언어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화’의 공식적인 명칭이 ‘수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가가 ‘수어’를 배우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표현한 만화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 그리고 한 번쯤 수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생긴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흑인이 앉았다』
예롱 지음|뿌리와이파리|2019년|396쪽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성인이 된 아들이 결혼하겠다고 이성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그 사람이 흑인이다. 그러면 나는 아들의 결혼을 축하해줄 수 있을까? 부모로서 자식이 선택한 길을 늘 응원하고 싶지만 아들이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 책은 흑인 남자친구를 둔 작가가 겪은 이야기를 만화로 묶었다. 앞서서 내가 했던 고민을 실제로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인종차별을 받듯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도 차별받고 있다. 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차별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1분 과학』
이재범 지음|위즈덤하우스|2020년|344쪽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위즈덤하우스|2015년|352쪽
『풀』
김금숙 지음|보리|2017년|488쪽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에 ‘수요집회’가 열린다.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다. 일본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이옥선 할머니의 삶을 담은 책이다. 그림이 있는 만화로 표현하여 할머니가 겪은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외국 언론에서 소개되고 외국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만화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슬픈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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