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큐레이션은 조금 특별합니다. 청소년이 직접 신청하고 작성한 북틴넷의 네번째 청소년 큐레이션을 소개합니다!
헤르만 헤세를 들어본 적 없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작가가
만들어 낸 활자들에 매료되어 지금까지도 헤르만 헤세의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방황하는 주인공의 삶을 보여주며, 독자들이 그와 함께 천천히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다루는 글들은 특히 자아를 찾아 헤매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가두고 있는 알을 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법한, 헤르만 헤세의 여러 작품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 by 청소년 큐레이터 양채린
헤세의 소설은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라서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된답니다. 자신에게 맞는 번역본을 골라 읽어보세요.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전영애 옮김│민음사│2000년│240쪽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데미안>은 비교적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심오한 이야기 구성으로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꼭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고결한 친구 데미안을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그가 방황하는 싱클레어에게 차분히 건네는 말들은 독자인 우리에게도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준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만약 데미안이 당신 곁에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지 않았을까. ‘네 내면에 귀 기울여봐.’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지음│김이섭 옮김│민음사│2001년│278쪽
자전 소설이자 비판 소설인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신학교를 다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며 썼다고 한다. 엄격한 학교 교육과 아버지, 사회의 권위에 짓눌린 한스의 고독하고 불행한 삶을 통해 아이에게 기대를 강요하는 게 얼마나 잔인한 행위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오고 10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어른의 기대와 억압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수레바퀴 아래서’ 짓눌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를 마주보게 된다.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박병덕 옮김│민음사│2002년│240쪽
『지와 사랑(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지음│임홍배 옮김│민음사│2002년│494쪽
과연 나는 나와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이와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 고결하고 이성적인 성직자 나르치스와 아름답고 감성적인 예술가 골드문트의 우정을 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신학교에서 내면적 갈등에 고통스러워하면서 당신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골드문트에게 나르치스는 그냥 너 자신이 되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야 한다는 작가의 메세지가 담겨 있다. 나와 맞지 않은 삶을 지향하는 것은 결국 고통만 남을 뿐이다. 남과 나를 비교하며 끊임없이 자책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위로와 해답을 줄 수 있길 바란다.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