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졸업식도 입학식도 개학도 못 하고, 학교에 가는 것도 안 가는 것도 아닌 이상한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네. 가끔은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이제는 밖에 좀비들이 돌아다닌다 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늙어서 “나 때는 말이야~” 하고 해줄 이야기가 엄청 많을 것 같아. 그런데 이 전지구적 대전환의 순간에도 바뀌지 않는 게 하나 있어. 바로 우리나라 입시! 어떻게 해도 대학에는 가야 하니 시험을 보고 학원을 가고 밤새 공부해야 하는 현실! 이상하지 않니? 대학? 뭣이 중헌디?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 책들을 읽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양춘단 대학 탐방기』
박지리 지음|사계절|2014년|388쪽
대학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학에 들어갈 생각만 했지 이걸 고민해본 사람이 있을까? 응, 있어. 바로 양춘단. 제목만 보면 양춘단이라는-분명 젊은 사람은 아닌- 사람이 대학에 입학해 겪는 이야기 같지? 대학 청소 노동자 양춘단 할머니가 바라본 대학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절대 나이 들지 않을, 영원히 젊고 배운 사람들로만 가득 차 있을 이곳에서 쓰레기 봉지를 어깨에 멘” 그림자 같은 존재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대학 생활을 겪으며 우리 사회에 시원하게 똥침 한방 날리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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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대학교』
오찬호 지음|문학동네|2015년|264쪽
왜 대학에 가야 하는 걸까? 남들 다 가니까? 어쩌면 이게 맞는 말일지도 몰라. 사실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가라고만 하지 대학에 가서 어떤 사람이 되라고는 말 안 하니까. 대학생만 되면 다 되는 것처럼 말하지 앞으로 뭘 하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궁금해하지 않으니까. 지금은 당연히 아무도 대학을 학문 탐구와 지성의 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자격증 학원 같은 데로 생각하지. 자, 이제 작가가 안내하는 ‘진격대’ 가상의 대학생이 되어 대학 생활을 해보자. 그러면 대학이라는 데를 이렇게까지 애를 쓰며 꼭 가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엄기호 지음|푸른숲|2010년|266쪽
대학의 주인이 누구인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했다면 이제 내가 들어갈 대학의 서열은 어디쯤인지 훨씬 더 현실적이고 잔인한 문제 앞에 놓이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출신 대학이 취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가 여전히 그 사람 인생 전체의 운명이 되는 건 아무리 세상이 뒤집어지고 변해도 바뀌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 책은 ‘잉여’가 될 수밖에 없는 보통의 대학생들이 저자와 함께 써내려간 솔직한 자기고백인 동시에 “하고 싶은 것이 없어도, 꿈이 없어도, 못하는 것이 많아도, 우리의 본질은 언제나 괜찮다고” 응원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습지생태보고서』
최규석 지음|거북이북스|2012년|272쪽
만화가 최규석이 자신의 대학생활을 되돌아보며 작업한 리얼궁상만화. 허름한 자취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최군과 대학 동기 세 명, 그리고 이들한테 얹혀살지만 그 누구보다 당당한 사슴 ‘녹용이’가 주인공이다. 간신히 방세 내고 학비 내면 남는 게 없어 서로 온갖 궁상 배틀을 벌이는 중에 허세와 낭만적 공상이 합쳐져 더 웃프게 다가온다. 20대 대학생들의 눅눅한 지하 자취방 생활과 자신의 전공을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낄낄거리며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의 대학 생활은 어떨지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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