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사실 먼 곳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위의 한 장소 역시 우주의 일부다. 화성의 올림푸스 산 정상이, 그리고 두 개의 태양이 뜨는 외계행성 글리제 667 Cb의 광활한 지평선이 우주의 일부인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라는 거대한 세상에는 놀랍고 신비한 일, 그러면서 동시에 아름답고 친근한 일이 넘친다. 그런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은 생각보다 더 인간적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공기, 따뜻한 햇빛, 반짝이는 별빛, 밟고 서 있는 땅, 그리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도 우주의 일부임을 생각하며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거대한 세상을 탐험해 보자. 교과서나 짧은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목마른 고등학생들을 위해 우주의 깊이와 웅장함을 담은 책을 모았다.
“우주 세계를 알 수 있는 책이요! 우주에 관한 모든 것” 이라고 요청해주신 윤은주님을 위한 큐레이션입니다.
『웰컴 투 더 유니버스』
닐 디그래스 타이슨, 마이클 스트라우스, J. 리처드 고트 지음|이강환 옮김|2019년|바다출판사
솔직히 말해 책 한 권으로 현대 천문학 전체를 맛보고 싶다면 다른 선택지는 없다. 정보량이 많고 간혹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자칫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차근차근 곱씹고 되새김질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머리와 마음속에 그려진 거대한 우주에 스스로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당장은 책을 다시 펼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큰 여행을 연달아서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
『침묵하는 우주』
폴 찰스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문홍규, 이명현 옮김|사이언스북스|2019년|420쪽
우리 은하에는 별보다 더 많은 행성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은하는 별 만큼이나 많다. 생명이 탄생하고 문명이 성장할 가능성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천문학이 품고 있는 압도적인 숫자는 그걸 가능케 한다. 태양계의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인류 문명이 성장했다면 우주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왜 아무도 우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우주는 왜 이렇게 조용할까? 이 우주의 위대한 침묵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우주의 기원 빅뱅』
사이먼 싱 지음|곽영직 옮김|영림카디널|2015년|552쪽
『빅뱅의 메아리』
이강환 지음|마음산책|2017년|252쪽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앤 드루얀 지음|김명남 옮김|사이언스북스|2020년|464쪽
달리 말이 필요할까.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천문학 교양서 ‘코스모스’의 정식 후속작이다. 사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멋진 책이지만 많은 업데이트가 필요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선뜻 추천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가능한 세계들’이 나오면서 그런 아쉬움이 사라졌다. 칼 세이건의 동반자이자 동료였던 앤 드루얀은 이 책에서 ‘코스모스’와 마찬가지로 역사와 문학, 생명, 철학, 종교를 아우르며 우주를 탐험해 나간다. 문득 내가 천문학 책을 읽고 있는 게 맞나 의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앤 드루얀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훌륭한 우주의 안내자다.
해도연
게스트 큐레이터
국립기상청 천문학 박사이자 SF 작가. 대학에서 물리학을, 대학원에서는 천문학을 연구했다. 세부 전공은 외계행성과 원시행성계원반의 진화. SF 작가로 지은 책은 <외계행성: EXOPLANET>과 <위대한 침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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