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것도 쉬는 것도 네모난 기기에 갇혀있는 요즘, 뇌와 손가락만 움직이게 돼요. 얼굴 아래로 손가락이 붙어있는 괴물이 된 것처럼요. 춤은 정말 훌륭한 몸의 언어예요. 잊혀진 몸을 살려내죠. 이어폰을 꽂고 ‘아무’ 음악에나 춤 춰요. Zoom을 열어 친구들이랑 같이 춰요. 하루에 15분씩 가족들과 K-pop 댄스 타임을 가져 봐요. 장기자랑이 아니니, 잘 출 필요도 없어요.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리듬에 몸을 흔들면 웃음이 실실 나올 거예요. 쑥스러운 마음을 걷고 우릴 춤추게 만드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arte│2019년│296쪽
전 세계의 2천만이 구독하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수석 안무가 리아킴의 에세이입니다. 선미, 현아, 효연의 선생님이기도 했죠. 댄서를 꿈꾸던 중학생시절부터 성공한 안무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된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겨있어요. 음악이나 영상과는 달리 저작권이 따로 없는 안무가이기에, 그녀는 좋아하는 춤을 추면서도 충분한 밥벌이가 가능한 길을 열심히 찾습니다. 그녀가 청소년일 때만 해도, ‘안무가들의 회사’, ‘외국인 대상의 K-pop 댄스 수업’, ‘Youtube 크리에이터‘가 조합된 직업은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이 책은 그녀가 홀로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어떻게 일구어냈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춤에 관심이 없더라도 새로운 직업이 어떻게 창조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세요. 물론 춤에 관심이 많다면 공감할 부분이 정말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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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 일상을 깨우는 바로 그 순간의 기록들』
조던 매터 지음│이선혜, 김은주 옮김│시공아트│2013년│256쪽
미국의 전역을 돌며 현대무용가, 발레리나, 스윙댄서, 비보이의 움직임을 사진으로 포착한 사진집입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건, 사진의 배경이 무대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집, 공원, 도서관, 학교, 쇼핑몰, 쓰레기 집하장 등 우리가 사는 일상의 공간이 배경입니다. 사랑 고백을 받는 모습, 청소부의 모습, 슬픔에 잠긴 모습, 지친 모습을 담은 무용수들의 사진을 보면, 아, 춤은 몸의 언어구나를 느낄 수 있어요. 사진만 그냥 넘겨도 ‘와’하는 소리가 나오구요. 사진을 찍었던 순간에 대한 후기를 읽어봐도 재미있어요.
『뇌는 춤추고 싶다
– 좋은 리듬을 만드는 춤의 과학』
장동선, 줄리아 F 크리스텐슨 지음│염정용 옮김│arte│2018년│416쪽
춤추기를 좋아하는 뇌 과학자 두 명이서 춤과 뇌의 발달에 대해 쓴 책입니다. 우리가 건강한 뇌를 갖기 위해서는 세 가지 활동이 제일 좋대요. 첫째,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둘째, 몸을 많이 움직이기, 셋째, 자신의 감정들을 표현하기. 춤을 추면 이 세 가지 활동을 동시에, 즐겁게, 배우지 않고도 하게 되는 셈이죠. 아기부터 청소년, 어른, 치매에 걸린 노인까지, 혼자 추든 둘이 추든 여럿이 추든, 춤이 뇌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엄청납니다. 책에 의하면, 잘 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추는 것 자체가 중요하네요. 책에서 소개한 “Dance your PhD”를 유튜브에 검색해보세요. <사이언스> 잡지가 매년 주최하는 ‘박사논문을 춤추며 설명’하는 대회의 수상작들을 만날 수 있어요.
『힙합, 춤은 진화한다
– 한국 비보이 1세대 이우재의 힙합론』
이우재 지음 | 돋을새김 | 2016년 | 264쪽
작가의 이력이 아주 특이합니다. 16살부터 비보이로 활동하다가 24살 뒤늦게 대학에 가서, 국내 최초로 비보이 박사 1호가 된 이우재의 책입니다 몸으로 쓴 글의 티가 납니다. 한국말을 영어로 번역하듯, 그가 댄서로 살면서 몸으로 느낀 걸 글자 언어로 번역해 글로 씁니다. 그는 열렬한 독서가이기도 해요. 책을 읽으며 글자 언어로 느낀 걸, 몸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도 즐깁니다. 몸과 글을 오가는 사람인거죠. “댄서는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춤꾼의 움직임을 보면서 춤꾼의 독서를 한다”고, 사람들이 가진 댄서에 대한 편견을 꼬집습니다. 팝핀현준, 제이블랙, Tip-crew, 고릴라크루, 김설진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출한 댄서들이 추천했어요. 1장은 자기 경험, 2장은 춤과 공연, 무용교육에 대한 생각이라서, 읽기 쉽구요. 3장은 힙합춤과 한국의 전통을 연결하는 조금은 학술적인 논의들이라 전공생각 있는 친구들이 읽어보면 좋겠어요.
흥신소
흥이 나고 신이 나서,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책을 알아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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