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지음| 창비| 2014년| 216쪽
5.18의 비극을 다룬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세월호 참사 바로 직후였어요. 읽는 내내 서럽게 운 기억만 가득해요.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은 1980년 5월에서 2014년 4월로 우리를 데려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공감하게 했지요. 중학교 3학년 동호가 목격한 친구 정대의 죽음. 이후 합동분향소가 있는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 관리를 도우며 주검들을 위로하고 친구의 죽음을 떠올리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5.18 광주항쟁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비극들과 이어져 있습니다. 작가는 왜 이 이야기를 써야만 했을까 고민하며 읽어보면 좋은 작품입니다.
한강 | 창비 | 2014 | 216쪽
중3 필독서라서 읽었는데 읽다가 너무 끔찍해서 멈추었다가 다시 읽었어. 그 날 악몽도 꿨던 것 같아. 이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된 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끌고 간 사람들은 어떤 벌을 받아야하는지 너무 궁금해졌어. 이런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 권선징악을 믿지 않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따져보면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난 일도 아닌데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 책임지고 벌을 받는 것을 보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이런 것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어. 권력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이끌었는지를 이 책만큼 무섭게 보여주는 책은 없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