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청문상프로젝트] 30문 30답 시시콜콜 작가 인터뷰 열네 번째 – 구병모 작가님 (버드 스트라이크)


2020청소년책의해 7대 사업중 하나인 ‘2020청소년문학상프로젝트’ 에서 청문상 후보도서 작가님들을 모시고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작가님께 여러 시시콜콜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떤 대답이 있었을까요? 지금 같이 알아봐요!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 열네 번째>

‘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작가

“청소년 표현 잘해야 강박 안가져, ‘무엇’보다 ‘어떻게’쓰냐 중요”
“정신건강상 십대 기억 안 떠올려, 아무리 노력해도 수학은…”
“자주 쓰는 표현 ‘환멸’, ‘약자 혐오 조장’ 글은 확실히 나빠!!”


1.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청소년 심사위원들에게 간단한 인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소설가 구병모입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방주로 오세요』 『피그말리온 아이들』 『빨간구두당』 그리고 지금 여러분이 읽어주시는 『버드스트라이크』까지 포함하여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쓰고 펴냈습니다.


2. 태어나서 자란 곳? 지금 살고 계신 곳은 어디신지

= 태어나서 자란 곳은 서울인데, 지금 몸은 일단 공기와 경치 좋은 지역도시에서 살고 있고, 궁극적으로 저 자신은 실상 아무 데서도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유랑의 느낌이 듭니다.


3. 라면 즐겨드시나요?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가 있다면.?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 그런데 이제는 라면은 속이 부대껴서 피하는 편입니다.


4. 좋아하고 선호하는 머리스타일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머리스타일은

= 25년째 긴 생머리 유지 중입니다. 숏커트는 중고교 시절의 강압적인 귀 밑 1센티 칼단발 규제가 떠올라서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고, 노화 탈모가 심해져서 펌이나 염색 등 약품을 되도록 대지 않습니다.


5.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3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이유도 함께)

= 계속해서 소설을 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삶이라고 생각해서 버킷리스트는 딱히 만들어두지 않았습니다.


6. 잠이 잘 안 올 때 잠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 어떤 노하우로 잠들 수 있다면 그건 더 이상 불면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신체 리듬과 자율신경계가 극도로 통제되지 않는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럴 때는 무엇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답니다.


7. 학창시절, 받았던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해주세요.

= 칭찬을 받았다면 대부분 글쓰기에 관한 것이겠지만, 저는 성격상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의 망령에 붙들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을 위해 학창시절의 세부 일화는 가능한 한 떠올리지 않기를 선택합니다.


8. 학창시절 별로 공부를 안했는데 성적이 잘 나왔던 과목, 반대로 열심히 공부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왔던 과목이 있다면?

= 성적이 잘 나왔던 과목 중에서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과목이 없습니다. 늘 공부한 것이 정직하게 반영되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공부해도 수학과 화학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이과적 소질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9. 요즘 특별히 만족감을 느끼고 계신 작가님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보니 실내용 작고 간단한 홈트 기구를 여러 가지 질렀습니다. 금방 창고행이 될 줄 알았지만 의외로 몇몇 실패 품목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체력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10. 사용중인 휴대폰 기종은

= 아이폰…… 이거 뭘까요 아이폰은 아이폰인데 버전은 잘 모르겠습니다. 구입한 지는 3년 된 것 같은데 구입 당시에도 단종 직전의 무언가였습니다.


11. 요즘 가장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 예전에도 지금도 텔레비전은 거의 안 봅니다.


12.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대는 언제이시고 이유는요? (예: 아침새벽, 오전, 오후, 밤, 밤새벽)

= 행복이 뭘까요?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이라는 건 진짜로 있는 걸까요? 상상이나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무엇 아닐까요?


13. 요즘 작가님에게 가장 불편한 현실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아동학대, 스마트폰 중독)

= 불편하지 않은 현실이라는 게 있을까요? 숨만 쉬어도 불편합니다. ‘숨 쉬는 것처럼 편안한’이라는 관용구는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 하나하나,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불편한 게 보통이어서 가장 최악을 꼽을 수 없습니다. 무언가 혹은 어딘가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방법이라는 게 정말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14. 다시 청소년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 한 가지는?

=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괜찮은 추억이 있다거나 아니면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 바로잡고 싶다거나, 하여간 개선의 여지가 있거나 긍정적인 무언가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고, 돌아가게 해준다는 제안을 받으면 돌아가지 않기를 선택할 것입니다.


15.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때도 작가셨나요

= 기억하는 한 처음부터 그랬습니다.


16. 탕후루 만들기 vs 달고나 커피 만들기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탕후루는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에 대만에서 맛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미련이 없고, 달고나 커피는 마셔보지 않았으니 달고나 쪽이 좋겠습니다.


17. 청소년 시절 경험한 ‘일탈’ 하나면 소개해주신다면?(예: 학원 빼먹고 놀러가기)

= ‘라떼는 말이야’ 같은 소리를 해선 안 되는데요, 과거 일화를 물어보시니 피치 못하게 ‘라떼’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과장 좀 보태어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몸만 조금 움직여도 교사들이 일탈로 간주했던 시기입니다. 같은 농도의 통제에서 제가 억압을 더 예민하게 느꼈던 것인지도 모르겠는데요. 책가방이 아닌 옆으로 메는 캔버스 백(요즘의 에코백)을 메고 등교하는 것만 봐도 학교 정문에서 붙잡았습니다. 신발 꺾어 신기,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이탈하기, 교복 치마 아래에 불투명 검정색이 아닌 다른 스타킹을 착용한다든지 검정색이 아닌 머리핀 모두. 숨쉬기와 공부하기 이상의 다른 것을 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은 시절에는 모두가 일상적으로 일탈자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18. 소설은 모든 스토리를 미리 짜놓은후 쓰시나요? 아니면 쓰면서 새롭게 스토리를 만들어 쓰시는 건가요

= 쓰다 보면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라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두면서, 결말까지 정해두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중간에 생각을 바꾼 적이 없고 거의 모두 원래의 계획대로 마쳤습니다.


19 .청소년 소설을 쓸 때 청소년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시나요

= 우선 청소년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납니다.


20. 작가님이 생각하는 잘 쓴 글과 못 쓴 글의 기준과 이유는?

= 잘 쓰고 못 쓰고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맞는 글이 있고 맞지 않는 글이 있을 뿐입니다. 단, 나쁜 글이 뭔지는 압니다. 약자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조장 내지 생산하는 글은 확실히 나쁩니다.


21. 책 속 등장인물들(주인공)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혹시 특별한 뜻이 있는지

= 뜻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설의 경우 한자사전의 도움을 자주 받습니다.


22. 혹시 글을 쓰는데 날씨가 영향을 미치는지? 영향을 주는 날씨가 있는지?

= 부상이나 질병이나 간병과 대소사 등, 프리랜서인 작가가 글을 쓸 수 없게 되거나 글쓰기를 중단해야 하는 물리적인 환경과 상황이 일상적으로 흔하기 때문에, 거기에 날씨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포함시킬 수는 없습니다.


23.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 잘 써지지 않네, 라고 생각하면서 씁니다.


24. 책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예: 색감, 그림, 글씨체)

= 책표지는 제가 아니라 전문가분들이 제작하기 때문에 제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관여하지 않습니다. 저는 소설을 썼고 이후 물성화 단계에서는 책이라는 상품이 되기 때문에, 무엇이 포인트인지 어디를 강조하면 좋은지 등등은 저 아닌 분들이 더 잘 압니다. 제작 후 의견을 물으면 1, 2, 3 보기 중에 무엇이 제일 눈에 띈다는 정도의 대답은 합니다.


25. 자신의 책이 청문상 후보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 우선 청문상이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독특하고 유의미한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1차에서 선정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6. 평소 가장 좋아하는 단어나 문장은

= 이걸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제일 자주 쓰는 낱말은 ‘환멸’인 것 같습니다.


27. 만약 책을 쓰고 있는데 동료 작가님이 쓰시는 책과 주제랑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는 걸 알았다면 작가님의 선택과 이유는? (단 두 책 발간 시기도 비슷함)

(보기)
가.주제랑 내용을 다 바꾼다
나.내용만 조금 바꾼다
다.아예 바꾸지 않는다.

= ​
*이유:
; 보기 중에 딱 잘라서는 없는데, 굳이 고르자면 바꾸지 않는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겹치는 부분이 조금, 이라고 한다면 그 조금이 어디까지인지 해석의 범위가 다양하겠고, 저는 조금이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은 많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양식화된 클리셰 패턴이냐 전혀 새로운 것이냐 아니면 그냥 기시감 정도냐 하는 점에 따라서도 판단은 달라질 것인데, 이때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는 시쳇말이 등판합니다. 그러니 뭐가 조금씩 겹치든 간에 제가 쓴 소설은 동료가 쓴 소설과 다른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계속해나갈 것이고, 대체로 저는 그런 확신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질문해주신 주제와 내용이라는 건 주로 소재와 결부되어서 ‘무엇을’ 쓰느냐에 관련되는 수가 많은데, 제가 소설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을’ 쓰는가보다 ‘어떻게’ 쓰는가입니다.


28. 만약 작가님의 이번 책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면, 주인공은 어떤 배우가 맡으면 좋을까요?

= 소설가는 소설 쓸 때 소설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경우는 배경이 한국도 외국도 아닌 어딘지 모를 곳이어서 영상화가 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생각 때문에요. 그런 의미에서, 지킬 앤 하이드도 오페라의 유령도 한국인 배우들이 공연하는 것에 익숙하니까 연극무대를 만든다고 한다면 그건 좀 좋을 것 같은데요, 비행 때문에 와이어액션이 필요해서 그건 그거대로 가능성이 좀……


29, 작가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할수 있다vs 아니다 관심이 있고 노력하면 누구나 가능하다…작가님의 생각은?

= 재능과 노력이 3대 7 정도일까요, 최소 2대 8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7이나 8만 갖고도 글을 쓸 수 있으니까 상관없고, 결국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쪽으로 수렴되겠습니다. 작가 되기는 누구나 가능은 하며, 어떤 작가가 되느냐의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한편 노력으로 인해 미처 몰랐던 재능이 발견되거나 발현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이 비율은 결국 5대5까지 끌어올려진다고 생각합니다.

30.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대해 바라는 점 ,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참여하시는 분들께 독서만이 아닌 폭넓게 즐거운 경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출처: 2020청문상프로젝트 공식카페 (https://cafe.naver.com/2020cms/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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