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청소년책의해 7대 사업중 하나인 ‘2020청소년문학상프로젝트’ 에서 청문상 후보도서 작가님들을 모시고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맹탐정 고민상담소’ 이선주 작가님께 여러 시시콜콜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떤 대답이 있었을까요? 지금 같이 알아봐요!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 열세 번째>
‘맹탐정 고민상담소’ 이선주 작가
“솔직한 글이 좋은 글, 즐겁게 쓰는 것이 재능!! ”
“늘 숏컷 삐삐머리는 꿈, 잠 안올땐 맥주~”
“개인주의자지만 ‘연대’ 꿈꿔, 온라인 여러 혐오들 끔찍 “
1.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청소년 심사위원들에게 간단한 인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맹탐정 고민 상담소』의 작가 이선주입니다. 저는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년 장편소설 『창밖의 아이들』 『맹탐정 고민 상담소』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와 장편동화 『그냥 베티』를 썼습니다.
2. 태어나서 자란 곳? 지금 살고 계신 곳은 어디신지
= 충청북도에 있는 괴산군에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청주시로 나왔고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다시 청주로 내려와서 살고 있습니다.
3. 라면 즐겨 드시나요?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가 있다면.?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 다섯 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가끔 밥해 주기 귀찮을 때면 생생우동을 끓여서 줍니다. 죄책감이 들 때면 ‘이건 튀기지 않았잖아’라고 위안합니다. 결국 라면을 좋아한다기보다는 라면이 주는 편리함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4. 좋아하고 선호하는 머리스타일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머리스타일은
= 더위를 못 견뎌 늘 짧은 머리를 유지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하다가 한 달 전쯤 커트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삐삐 머리를 해 보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네요. 아마 평생 못 해 볼 거라 생각해요.
5.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3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이유도 함께)
=
(1). 제주도 혹은 홍콩이나 태국에서 한 달 살기
예전부터 이동을 많이 하는 여행보다는 숙소를 잡고 그 부근에서 시간을 보내길 좋아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데, 상황이 좀 더 나아진다면 한 달 살기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모든 질문에 답한 후 다시 돌아왔어요. 이 질문이 가장 어렵네요. 제가 지금 깨달은 건데, 저는 꿈도 버킷리스트도 없이 살았네요.)
(2). 호텔 조식 투어! 제가 여행 가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조식 시간이에요. 전날부터 두근거릴 정도로요. 조식 메뉴는 어디든 비슷하지만, 조식 시간이 주는 설렘이 있어요. 식빵과 버터, 딸기잼, 미역국과 커피 등을 마시며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기분이 좋죠. 여유가 되면 주말마다 호텔에서 생활하면서 조식을 먹고 기록으로 남겨 보고 싶어요.
(3). 아이에게 때마다 편지 써 주기
생일에는 짧은 엽서를 써 주지만 긴 글을 써 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기록하고, 아이의 성장 과정에 대해 말해 주고 싶어요. 나중에 힘든 일을 겪을 때 아이가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도록이요. 아니, 부정하더라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요.
6. 잠이 잘 안 올 때 잠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 맥주를 마십니다(하하). 학생들에겐 따뜻한 우유를 권하고 싶어요. 반신욕도 좋죠. 가장 피해야 할 일은 낮에 있었던 창피했던 일을 떠올리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지난주에 있었던 민망했던 일, 일 년 전 길 가다 넘어졌던 일까지 떠올라서 점점 잠이 달아나거든요. 생각을 멈추고, 육체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게 그나마 가장 빨리 잠드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7. 학창시절, 받았던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해주세요.
= 초등학교 6학년 때인데 국어 교과서에 이야기 뒷부분을 상상해 쓰는 과제가 있었어요. 이야기를 이어 쓰는 동안 잘 썼는지 못 썼는지와 상관없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다 쓰고 나서 만족감도 굉장히 컸습니다. 선생님의 지명으로 발표했는데, 선생님께서 제가 쓴 이야기가 ‘복선’을 이용한 글쓰기라고 했어요. 복선이란 뒤에 일어날 일을 앞부분에 미리 암시해두는 걸 뜻해요. 그때 그 칭찬이 학창 시절 내내 저를 사로잡았던 것 같아요. 나는 복선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었구나, 나는 재능이 있구나. 오버해서 받아들이며 생긴 자신감 덕분에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8. 학창시절 별로 공부를 안 했는데 성적이 안 나왔던 과목, 반대로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잘 나왔던 과목이 있다면?
=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요. 그나마 수학 쪽 이해도가 높았는지 수학 성적이 좋았고, 늘 과학이 어려웠어요. 보통 수학을 잘하면 과학도 잘하는데, 전 수학과 과학이 따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9. 요즘 특별히 만족감을 느끼고 계신 작가님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 커피 원두예요. 핸드드립을 정식으로 배우진 않고, 그냥 제가 드립퍼와 종이 필터를 사서 내려 먹는데, 볶은 지 2~3일 된 원두를 뜨거운 물에 내릴 때면 향이 좋더라고요. 좋은 원두는 100그램에 1만 원 정도 하는데, 100그램이면 세 번 정도는 내려 먹을 수 있으니까 진정한 소확행이죠. 그러나 매번 좋은 원두만 사진 못하고 1킬로에 2만 원 정도 하는 싼 원두도 자주 사 먹습니다.
10. 사용 중인 휴대폰 기종은
= 갤럭시 노트입니다. 화면이 커서 좋아요.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편이라 쓰던 기종을 계속 쓰게 되네요.
11. 요즘 가장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 제가 티비를 잘 안 봐요. 듣거나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그럼에도 최근에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봤어요. 제가 학창 시절 때 인기를 끌던 이효리와 비가 나오니 신기하더라고요. 그걸 보며 좋아하다가 문득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생각했습니다.
12.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대는 언제이시고 이유는요? (예: 아침새벽, 오전, 오후, 밤, 밤새벽)
=오전을 좋아해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에 카페에 나와 작업할 때 안정감을 많이 느낍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죄책감이 느껴지는데, 이게 바로 요즘 저의 심리 상태입니다. 엄마라는 자아와 소설가라는 자아가 잘 어우리지지 않고 혼란스럽게 살아가네요.
13. 요즘 작가님에게 가장 불편한 현실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아동학대, 스마트폰 중독)
=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의 간극이에요. 온라인에 아이디 하나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자주 하는 사람과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안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거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에서 얻기도 하는 것 같은데……. 가끔 온라인에 접속했다가 너무 끔찍한 것들을 보면 마음이 하루 종일 괴로워요. 끔찍한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죠. 제가 요즘 가장 끔찍하다고 느끼는 건 혐오예요. 여성 혐오, 노인 혐오, 아동 혐오 등등이요.
그런 혐오를 마주하다 보면 저도 그런 사람일까 봐 자주 겁이 납니다. 남들을 비난하기 전에 저부터 돌아보려고 노력하는데, 잘 되지 않네요. 늘 남을 비난하게 돼요. 왜냐하면 그게 가장 편하거든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으니까, 앞으로는 저를 더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14. 다시 청소년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 한 가지는?
=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많이 읽고 싶어요. 저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애거사 크리스티를 제대로 알게 됐어요.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 CCTV도 없던 옛날에 쓴 추리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오싹해요. 아마도 애거사 크리스티가 인간의 본성에 집중하는 작가이기 때문일 거예요. 인간의 본성, 그중에 악한 본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아요.
15.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때도 작가셨나요
=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디자이너라는 말이 주는 세련됨에 매료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건 잠깐의 꿈이었고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16. 탕후루 만들기 vs 달고나 커피 만들기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게으른 편입니다), 굳이 해야 한다면 달고나 커피요. 이유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17. 청소년 시절 경험한 ‘일탈’ 하나면 소개해주신다면?(예: 학원 빼먹고 놀러가기)
= 저는 일탈을 많이 못 해봤어요. 저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좀 있지만, 그 외에는 의욕이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몸도 마음도 게으르고요. 일탈도 뭔가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의지가 없어서인지 못 해봤어요. 모범생인 척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기억이 나지 않네요. 혹시 일탈을 꿈꾸는 학생분들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18. 소설은 모든 스토리를 미리 짜놓은후 쓰시나요? 아니면 쓰면서 새롭게 스토리를 만들어 쓰시는 건가요
= 대략적인 얼개는 짜놓지만 그 안의 디테일들은 쓰면서 만들어가요. 『맹탐정 고민 상담소』의 경우에는 아빠가 집을 나가고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사는 가족이라고만 생각해뒀는데 아빠가 집을 나간 이유를 설명하다가 저도 모르게 자아를 찾으러 갔다고 쓰게 됐어요. 쓰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 밀고 나가게 됐죠. 이럴 때 가장 즐겁습니다. 책이 출간되면 잘될지 안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쓰고 난 후의 보상을 바라기보다는 쓰는 동안 즐겁게 작업하려고 노력합니다.
19. 청소년 소설을 쓸 때 청소년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식으로 접근하시나요
= 청소년은 집단으로 존재하지 않고 한 명 한 명 개별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어른들 중에도 여러 유형이 있는 것처럼요. 집단으로 보지 말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상상해 보자, 이렇게 생각합니다.
20. 작가님이 생각하는 잘 쓴 글과 못 쓴 글의 기준과 이유는?
=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글쓰기요. 사실 글을 쓰다 보면 혹시 이 말을 썼다고 누군가에게 공격당하지 않을까 걱정될 때가 있어요. 생각이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만약 내가 생각하는 걸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다면 글을 쓸 이유가 없는 것 아닐까, 하며 마음을 다잡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글을 볼 때도 작가가 스스로 이걸 진실이라고 믿고 썼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합니다. 가식 없이 솔직한 글을 좋아해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식이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안녕하지 않아도 안녕하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요.
21. 책 속 등장인물들(주인공)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혹시 특별한 뜻이 있는지
= 제 앞가림은 잘 못하지만, 남의 일은 그럭저럭 해결하는 주인공을 떠올렸을 때 ‘명탐정’보다는 ‘맹탐정’이 낫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었어요. 맹이란 성씨를 생각하고 나서는 흔하고 예쁜 이름을 붙였습니다. 맹승지 언니인 맹승옥의 이름 중 ‘옥’은 저희 언니 이름 중 한 글자를 따왔어요. 재미로요.
22. 혹시 글을 쓰는데 날씨가 영향을 미치는지? 영향을 주는 날씨가 있는지?
= 날씨가 글을 쓰는 데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일상에 전반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비 오는 날 조금 우울한 것 같아요. 우울하기 때문에 글을 못 쓰는 건 아니고, 아마 저의 우울한 기분이 글에 녹아들 거라 생각해요.
23.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 카톡을 하거나 sns를 합니다. 딴짓을 한다는 뜻이지요. 하하. 억지로 쓰려고 해도 머리가 돌아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의자에 앉아 있으려고 노력은 합니다.
24. 책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예: 색감, 그림, 글씨체)
= 책표지는 작가의 권한이 아닌 출판사의 권한이에요(작가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작가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지만 구상부터 결정까지 편집자의 손길이 미치죠. 저는 개인적으로 제 책 중에 『맹탐정 고민 상담소』의 표지를 가장 좋아해요. 저는 스스로 미적 감각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집자님께 다 맡기는 편이고, 덕분에 이런 좋은 표지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25. 자신의 책이 청문상 후보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 이렇게 사랑받다니 별일이 다 있구나, 생각했어요. 너무 솔직한가요? 하하. 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라지만, 바란다고 해서 이뤄지지는 않잖아요. 제 욕망에는 솔직하되,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글을 쓰는 동안 즐거웠고, 거기서 이미 보상을 받지 않았냐고 스스로에게 말하지요. 그럼에도 이런 좋은 일이 생길 때면 작가가 되길 잘했구나, 『맹탐정 고민 상담소』를 쓰길 잘했구나 싶어져요.
26. 평소 가장 좋아하는 단어나 문장은
= 요즘 좋아하는 단어는 연대예요. 저는 개인주의자예요. 사실 개인주의자의 의미도 잘 몰랐어요. 그냥 성격상 남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걸 좋아했는데 나중에 개인주의자라는 말이 유행해서 설명을 보니, 저랑 닮았더라고요. ‘개인주의자’와 ‘연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집단 사상이 강했어요. 우리가 남이가! 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저는 이런 집단 문화가 다문화사회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안에 포함되지 않을 때 받는 차별과 불이익이 있죠. 만약 개인주의자들이 많아지면 ‘우리’라는 원이 점점 좁아지다가 없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를 대체할 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연대’였어요. 각각의 사안에 대해 각각 연대하는 거예요. 지지하는 정당이 같다고 모든 사안에 의견이 같을까요? 아마 아닐 거예요. 투표는 복잡한 세상을 정리하는 가장 단순한 방식이라 생각해요. 그러나 모든 걸 단순하게 생각할 수는 없어요. 어떤 면은 복잡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거기에서 연대가 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뜻이 같은 사람끼리 느슨하게 연대하고 흩어지기. 제가 요즘 가장 깊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27. 만약 책을 쓰고 있는데 동료 작가님이 쓰시는 책과 주제랑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는 걸 알았다면 작가님의 선택과 이유는? (단 두 책 발간 시기도 비슷함)
(보기)
가.주제랑 내용을 다 바꾼다
나.내용만 조금 바꾼다
다.아예 바꾸지 않는다.
= 다. 아예 바꾸지 않는다.
*이유: 이미 출간된 책이라면 당연히 피해야겠지만, 둘 다 아직 쓰지 않았다면, 결과물은 아예 다를 거라는 걸 알아요. 만약 열여덟 살 남자아이가 커피숍에서 알바하다가 손님으로 온 여고생과 사랑이 빠진다, 라는 설정을 했다고 치면, 이 설정으로 두 명의 작가가 똑같이 글을 쓴다 해도 아예 다른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러나 친구가 어떤 소재와 내용을 말했는데 그대로 따와서 쓰는 건 안 되겠죠. 그건 윤리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28. 만약 작가님의 이번 책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면, 주인공은 어떤 배우가 맡으면 좋을까요?
= 외골수 느낌이 나지만, 또 말은 엄청 많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인 『브루클린』과 『레이디 버드』의 주인공인 시얼샤 로넌이 떠오르네요.
시얼샤 로넌
29, 작가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vs 아니다 관심이 있고 노력하면 누구나 가능하다…작가님의 생각은?
= 잘 쓰는 재능이 아니라, 쓰는 걸 즐거워하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을 쓰는 건 생각보다 체력을 많이 요구해요. 저도 매일 몇 시간씩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허리가 많이 아픈데요, 이 아픔을 견디기 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 하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시간이 즐거워야 하는 것 같거든요. 글을 쓰는 게 즐겁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많이 쓰다 보면 하나는 건지지 않겠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하. 하나만 걸려라!
30.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대해 바라는 점 ,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청문상 프로젝트를 통해 제 책도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려요. 청문상이 올해 1회라고 알고 있는데 꾸준히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여러 책들을 접하면서 사고와 감정의 지평을 넓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부질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공허한 말이죠. 그저 재밌게 읽으면 그뿐 아닐까요? 오독해도 괜찮으니, 마음껏, 읽고 싶은 대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출처: 2020청문상프로젝트 공식카페 (https://cafe.naver.com/2020cms/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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