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청소년책의해 7대 사업중 하나인 ‘2020청소년문학상프로젝트’ 에서 청문상 후보도서 작가님들을 모시고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최초의 책’ 이민항 작가님께 여러 시시콜콜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떤 대답이 있었을까요? 지금 같이 알아봐요!
<시시콜콜 30문 30답 작가 인터뷰 열한 번째>
‘최초의 책’ 이민항 작가
“인터넷 악플 혐오 ‘심각’ , 영화 만든다면 봉테일 감독에게!!”
“노력해도 수학 ‘별로’, 국어는 ‘반대’, 문과 적성… 근데 전자공학”
“한때 꿈 신부였지만 이성에 눈뜨며… 청소년 마음 접근은 ‘역지사지'”
1.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청소년 심사위원들에게 간단한 인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민항이라고 합니다. 이공계를 졸업하고 전자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가 어린 시절의 꿈을 잊지 못한 끝에 도전해서 2018년에 자음과모음에서 <최초의 책>으로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2. 태어나서 자란 곳? 지금 살고 계신 곳은 어디신지?
= 인천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수원에 살고 있습니다.
3. 라면 즐겨드시나요?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가 있다면.?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 라면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것 같아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먹는 거로 줄였습니다. 좋아하는 라면은 오뚜기 진라면입니다. 매운 걸 잘 먹는 편이 아닌데, 진라면은 순한 맛도 있고 해서 좋아합니다.
4. 좋아하고 선호하는 머리스타일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머리스타일은?
= 예전에 락과 헤비메탈을 좋아해서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거나 빡빡 밀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 해본 것 같아서 지금은 딱히 선호하거나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은 없습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자연스러운 웨이브 머리를 해보고는 싶네요.
5.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3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이유도 함께)
= 버킷리스트라…. 앞으로 이것만은 꼭 이뤄야지 하고 골똘히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3가지를 꼽기도 힘드네요. 다만 몇십 년 뒤에도 지금처럼 글을 쓰고 있었으면 좋겠고, 지금보다 더 훌륭한 작가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넷플릭스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비견되는 멋진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면 책 읽는 사람들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6. 잠이 잘 안올 때 잠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 잠이 올 때까지 일(또는 공부)을 한다? 사실 잠이 잘 안 오는 적이 별로 없어서…. 한 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는 줄도 모르게 잡니다.
7. 학창시절, 받았던 칭찬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해주세요.
= ‘잘 해줘서 고맙다.’ 사실 고등학교 때 제가 수학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려고 하는데 수학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너는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 성적이 떨어져서 수학만 끌어올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내가 도와줄 테니까 문제집 풀고 모르는 부분 있으면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물어봐라.’ 하셨는데 그게 너무 고맙고 선생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라서 수학능력시험의 수학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런 결과에 상관없이 포기 안 하고 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기뻤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대학교 전자공학과에도 진학할 수 있었고요. 만일 그때 수학을 포기했다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8. 학창시절 별로 공부를 안했는데 성적이 안왔던 과목, 반대로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잘나왔던 과목이 있다면?
= 위에도 썼지만, 학창 시절 공부 시간에 수학 공부만 했는데요. 이상하리만큼 성적이 정말 안 나왔습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원형탈모증이 올 정도였어요. 반대로 국어, 국사, 세계사 같은 경우는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성적이 괜찮게 나왔습니다. 누가 그러는데 저는 문과를 가야 했을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제 학창 시절에는 교차지원이나 중도에 변경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ㅠㅜ
9. 요즘 특별히 만족감을 느끼고 계신 작가님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 베란다에 앉아 창밖을 보면서 인스턴트커피 마시는 거 좋아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 나무가 울창해서 나무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걸 보고 있으면 눈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요.
10. 사용중인 휴대폰 기종은?
= 삼성 갤럭시 A80
11. 요즘 가장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 요즘 ‘나혼자산다’ 하고 ‘놀면뭐하니’ 즐겨보고 있습니다. 가끔 신비아파트랑 레이디버그 같은 애니메이션도 봅니다.
12.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대는 언제이시고 이유는요? (예: 아침새벽, 오전, 오후, 밤, 밤새벽)
= 밤새벽. 일과를 마치고 오롯이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아합니다. 글도 그때 쓰는 경우가 많고요.
13. 요즘 작가님에게 가장 불편한 현실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아동학대, 스마트폰 중독)
= 악플. 넷상혐오. 사람들이 인터넷상이라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너무 서로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심한 경우 악플이나 혐오에 시달린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집니다. 인터넷 속 세상도 세상의 일부입니다. 서로 간의 배려와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14. 다시 청소년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 한가지는?
=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네요. 아마 문예부에 가입했을 것 같습니다.
15.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때도 작가셨나요?
= 어릴 적에는 고모가 수녀님이셔서 신부님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춘기가 되어 이성에 눈을 뜨면서 평생 독신으로 살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지만요^^ 작가는 꿈이라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데, 다다를 수 없는 무언가로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글을 쓰고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때는 제가 쓰는 이야기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거든요.
16. 탕후루 만들기 vs 달고나 커피 만들기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탕후루. 둘 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커피는 단 것보다 쓴 것을 좋아합니다.
17. 청소년 시절 경험한 ‘일탈’ 하나면 소개해주신다면?(예: 학원 빼먹고 놀러가기)
= 어머니가 준비물 사라고 준 돈을 조금씩 떼어서 오락실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테트리스와 슈팅 게임을 즐겨 했는데, 하이스코어를 세울 때마다 짜릿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결국엔 발각되어 엄청 혼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18. 소설은 모든 스토리를 미리 짜놓은후 쓰시나요? 아니면 쓰면서 새롭게 스토리를 만들어 쓰시는 건가요?
= 미리 다 짜놓지는 않고, 앞부분과 결말, 전체적인 흐름 정도만 짜놓습니다. 나머지는 쓰면서 새롭게 살을 붙여갑니다.
19 .청소년 소설을 쓸 때 청소년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식으로 접근하시나요?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이런 경우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깊이 생각해 봅니다. 유사 사건이 있으면 인터넷의 청소년 인터뷰 기사 같은 것도 보고요. 제 학창 시절 기억도 더듬어 봅니다. 그렇지만 청소년이라고 어른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고요.
20. 작가님이 생각하는 잘 쓴 글과 못 쓴 글의 기준과 이유는?
= 예전에 마광수 교수님께서 잘 쓴 글은 간결하고 미사여구가 별로 없어도 뜻이 통하는 글이고, 못 쓴 글은 쓸데없이 어렵고 심오한 척하는 글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 좋은 작가는 문장으로 독자를 괴롭히면 안 되고, 좋은 소설은 독자에게 문장과 이야기가 동시에 남아야 합니다.
21. 책 속 등장인물들(주인공)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혹시 특별한 뜻이 있는지?
= 새 작품을 쓸 때마다 운명처럼 떠오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특별한 뜻은 없어요.
22. 혹시 글을 쓰는데 날씨가 영향을 미치는지? 영향을 주는 날씨가 있는지?
= 날씨가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빗소리 들으며 쓰는 걸 좋아합니다.
23.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 안 써지는 부분의 플롯을 머리에 넣고 무작정 걷습니다. 생각날 때까지!
24. 책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예: 색감, 그림, 글씨체)
= 제가 쓴 이야기와의 전반적인 조화를 중요하게 봅니다. 다만 책 표지는 디자인의 영역이라 제가 개입할 경우 디자이너의 상상력이 제한될 수도 있으니 컨셉만 말씀드리고 대부분 맡기는 편입니다.
25. 자신의 책이 청문상 후보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 아무래도 청소년과 익숙하지 않은 소재(세계사, 도서관 등)와 어려운 구성(최초의 책에 개입하여 시점이 바뀐다든지)으로 써서 청소년 독자들이 읽기 어려워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래도 이 책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계신다고 해서 대단히 기뻤습니다.
26. 평소 가장 좋아하는 단어나 문장은?
= 영화 ‘쇼생크탈출’에 나오는 대사인데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제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이끈 대사라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Remember Red, Hope is a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No good thing ever dies.
(기억하세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것이에요. 아마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아요.)
27. 만약 책을 쓰고 있는데 동료 작가님이 쓰시는 책과 주제랑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는 걸 알았다면 작가님의 선택과 이유는? (단 두 책 발간 시기도 비슷함)
(보기)
가.주제랑 내용을 다 바꾼다
나.내용만 조금 바꾼다
다.아예 바꾸지 않는다.
=
답: 가. 주제랑 내용을 다 바꾼다
*이유:
저는 실제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 주제랑 내용을 다 바꾼다 입니다. <최초의 책>을 처음 탈고한 게 2009년이었는데 지금의 내용과 많이 달랐습니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인쇄장인 소년이 세계 각지의 도서관을 여행하며 인류가 만든 최초의 책을 찾는 이야기였는데 우연하게도 매튜 스켈턴이라는 작가가 지은 <비밀의 책: 엔디미온 스프링>이라는 소설과 컨셉이며 플롯이며 등장인물이 너무나도 비슷했습니다. 저는 그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죠. 결국, 출판사에 투고한 것을 취소하고 한동안 실의에 빠졌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그때 썼던 내용들을 ‘인류 최초의 책’, ‘책이 독자를 선택한다’라는 컨셉만 남기고 전부 바꾼 게 지금 여러분이 읽으시는 <최초의 책>입니다.
어차피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이 이후로 저는 뭔가 조금이라도 비슷하다 싶으면 속된 말로 전부 갈아엎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남들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그렇게 골몰하다 보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게 나오기도 합니다.
28. 만약 작가님의 이번 책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면, 주인공은 어떤 배우가 맡으면 좋을까요?
= <최초의 책>은 책의 내용상, 판타지도 있고, 전쟁 장면도 있고, 시대 고증도 있어야 하고, 외국 배우도 많이 나와야 해서 영화나 드라마화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일 영상화가 된다면 주인공은 누가 되든 상관없습니다만, 연출은 봉준호 감독님께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초의 책>은 보는 만큼 보이는 책이기 때문에 ‘봉테일’이라 불리는 봉 감독님이야말로 책에 숨어있는 부분까지 잘 끌어내 주실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29, 작가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할수 있다vs 아니다 관심이 있고 노력하면 누구나 가능하다…작가님의 생각은?
= 재능과 노력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30. 2020 청문상 프로젝트에 대해 바라는 점 ,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2020 청문상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최로 많은 청소년들이 좋은 책과 만나는 장(場)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좋은 책을 느끼고,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통해 입시와 공부에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쉬었다 갔으면 합니다. 코로나로 힘든 이 시기 서로 잘 이겨내고, 다 같이 웃으며 책을 매개로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출처: 2020청문상프로젝트 공식카페 (https://cafe.naver.com/2020cms/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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