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들과 독서토론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할 만한 이야기, 어디선가 나올법한 정답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수줍고 낯선 공간이지만 목소리가 작아도 스스로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친구들도 있다. 물론 도서관에 와서 독서토론하는 청소년들은 경청하는 자세가 훌륭하다.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있어 의문을 가지고 왜 그러했는지 이해했으면 한다. 더불어 자신이 이 책을 읽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어떤 부분이 마음을 건드렸는지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토론에 가장 필요하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점점 쌓아가는 토론이 많아질 때 타인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청소년들을 만나면 마치 어릴 적 사춘기를 만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 내 의견조차도 용기 내서 이야기하는 세상일까. 내 이야기를 내놓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진심으로 듣고 이해하고 이해받는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
『냠냠』
백온유 지음|창비|2024년|88쪽

엄마의 서사를 잘 아는 자식이 얼마나 있을까. 그만큼 엄마와 잘 통하고 대화를 많이 했다는 거겠지. 나를 알고 엄마를 알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이해하는 첫째 조건은 가진 거야. 네가 궁금해 하는 사람을 엄마에게 물어볼 수 도 있고. 베테랑 회장 채원이가 예쁜 갈색 눈동자의 서우에게 도시락을 담아 건넨 마음을 너도 공감하니? 서우역시 채원이의 의도를 알았기에 용서를 해 준 거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먹는 모습을 좋아하는 건 만고의 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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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2017년|160쪽

인생에 있어 가슴이 가장 많이 뛰는 시기가 너만 할 때야. 그 시기에 영혼의 단짝을 만난다는 건 매일매일이 황홀한 일이지.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해도 슬퍼하지 마. <동급생>을 읽으면 그 황홀함에 푹 빠질 수 있어. 그리고 언젠가 너의 영혼의 단짝을 만나게 되면 콘라딘과 한스처럼 소중한 만남을 갖게 될 테니까. 그들의 헤어짐은 아주 많이 슬프지만. 계급의식과 전쟁이 만들어내는 사건이 결국 우정을 갈라놓아. 만나지 못하는 세월도 있었지만 책 말미에 반전이 있어서 날 울게 만들었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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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피시』
리사 핍스 지음|강나은 옮김 |아르테|2022년|288쪽

책을 잡는 순간 순식간에 읽어버릴 거야. 분노와 안타까움과 통쾌함이 공존하는 책이야. 나도 결혼전까지는 50키로로 살다가 90키로로 살고 있어. 뚱뚱하다고 게으르다고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아마 아파서 곧 병원에 갈 거라는 협박도 받지. 하지만 여기 나오는 엘리의 엄마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 자식의 자존감에 부모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걸 느껴. 카탈리나 가족들과 아빠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시같은 글이라 더욱 엘리의 감정이 오롯이 다가와. 외모에 너무 마음을 쏟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너희 나이에는 외모가 큰 비중이지. 너의 많은 장점을 바라보라고 말하지만 아직 발견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거야. 외모는 너의 많은 모습 중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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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
정수윤 지음|돌베개|2024년|220쪽

북한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해? 난 새터민이라고 불렸던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를 기억해. 그 친구는 날 자기 집에도 데려갔었지. 지금은 만나지 않지만 항상 그 친구가 떠올라. 잘 있는지. 동시대에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 그럴 때 그들이 국경을 넘는 선택을 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알려주는 책이지. 그들은 공포스러운 존재도 밀어내야 할 존재도 아니야. 여름이와 설과 광민이가 말하는 봄으로 바다로 함께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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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번의 다이빙』
이송현 지음|다산책방|2023년|248쪽

오랜 시간 뭔가를 한다는 건 누구나 대단한 일이야. 그것이 공부가 되었든, 노래, 춤, 요리, 수영, 달리기. 넌 오랜 시간 뭔가를 해 본 적 있니? 처음 부모님이 시켰을지라도 네가 선택해서 오래도록 한 일 말이지. 그 시간 속에 기쁨도 슬픔도 불안도 극복도 있지. 이 책에 나오는 무원이와 재훈이 사이를 보면 경쟁이 무엇인지 알게 돼. 실력차이가 클 때는 도움을 주다가 나보다 더 실력이 앞서면 마음이 미묘해지는 관계. 친구는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하는 걸까. 진정으로 내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야.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건 멋진 거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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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
이명애 지음|사계절|2024년|72쪽

난 여러 그룹과 함께 독서토론을 해. 매번 다른 책으로 하려고 노력하지. 그래도 자주 하는 책이 몇 권씩 있어. 그 중에 한 권이 <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야. 학교다닐 때 자주 하는 피구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을 그린 책이야. 눈이 안좋아서,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 느려서, 겁이 많아서 먼저 공을 맞지. 공격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사람은 누구나 좀 더 약한 자를 쓰러뜨리지. 외로움, 두려움, 여러 낯선 감정들을 느끼게 해. 내가 약자일 때, 혹은 강자일 때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 어쩌면 공격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는 나를 만날 수도 있지. 방어의 중요성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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