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가끔 우리가 별로 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것에 따라야 할 것 같고, 아직 어려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책 속 주인공들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꽤 강합니다. 누군가를 이해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덮어둔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볼 수도 있고,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에 “왜?”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어른들이 우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른들에게 잊고 있던 마음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단단하고 강한 아이들을 만나보세요. 아마 책을 덮을 때쯤에는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나도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는데?”
『아스파라거스』
김양미 지음|문학동네|2026년|176쪽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친구를 만나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했던 아빠의 모습까지 조금씩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과 아빠의 관계까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힘은 대단한 능력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은 생각보다 꽤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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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래빗홀|2024년|236쪽

좀비 바이러스로 도시가 봉쇄되고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곳에 고등학생 강하와 할머니가 남겨집니다. 무섭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강하에게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하다는 달립니다. 재난이 닥치면 아이는 어른에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강하다는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주기만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고 합니다. 무서워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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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던 어느 밤에』
이꽃님 지음|우리학교|2025년|228쪽

작은 마을의 폐쇄된 놀이공원과 사라진 열일곱 살 소녀. 세 아이는 오래전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따라가며 감춰져 있던 비밀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른들에게는 이미 지나간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지 계속 묻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다시 바라보고,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남겨놓은 상처를 그대로 물려받는 대신, 그 안으로 들어가 진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냅니다. 상처가 있다고 해서 약한 것은 아닙니다. 상처를 들여다볼 용기를 내는 것 역시 강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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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J. M. 바스콘셀로스 지음|박동원 옮김|동녁주니어|2003년|301쪽

제제는 가난하고 외롭습니다. 어른들에게 자주 혼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상 속에서 친구를 만들고 작은 라임 오렌지나무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제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포르투가를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제제가 어른에게서 사랑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제의 상상력과 순수함,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오히려 한 어른의 삶에 깊이 들어갑니다. 아이의 마음이 어른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아직 작고, 아직 서툴고,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제처럼 자기 안에 있는 마음 하나로 다른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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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김지숙 지음|다른|2024년|200쪽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마을 ‘파란 나라’. 모든 것이 아이들을 위해 준비된 완벽한 세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우령이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어른들은 별일 아니라는 듯 이야기하지만, 파랑이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걸까?”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파랑이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냥 받아들이는 대신 계속 질문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어른이 정해준 행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왜요?”라고 묻고, “그건 이상한데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일까요? 세상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할 때, 질문 하나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파랑이는 그 사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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