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퍼져 있으면 안된다고, 이 정도로는 택도 없다고’ 세상이 자꾸만 나를 다그칠 때가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겨우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있는데, 누가 좀 ‘괜찮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때 읽고 나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져서, 불끈 힘이 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나 너희 옆집 살아』
성동혁 지음|다안 그림|봄볕|2025년|40쪽

태어나면서부터 희귀 난치병을 앓으며 집과 병동을 오갔던 주인공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곁에 있어요. 멀리 산을 올려다본 적은 있지만 가본 적이 없다는 주인공의 말에, 일곱 친구들은 작전을 세웁니다. 의사의 허락을 받고, 수액과 의료용품, 산소통을 챙겨, 직접 디자인한 알루미늄 지게에 친구를 태우고 산에 오릅니다. 마침내 산에 올라 처음으로 바라본 풍경. 양쪽으로 펼쳐지는 이 장면에서 저는 숨이 멎었어요. 성동혁 시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시에, 초록 가득한 그림을 붙인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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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느라 애쓰는 10대를 위한 마음챙김』
심윤정 지음|휴머니스트|2025년|152쪽

남자중학교에서만 29년째 근무하는 저자가 아이들과 실천해온 마음챙김 명상법을 소개한 책이에요. 벌점을 받아서 속상할 때, 매사에 짜증나고 불만족스러울 때, 자존감이 떨어질 때, 내 몸이 마음에 안 들 때, 미래가 불안할 때, 남이 부럽고 질투심이 들 때 등 18가지 상황에서 어떻게 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지 알려줘요. 눈에 보이는 빨주노초파남보를 하나씩 찾아본다거나, 한 손가락에 하나씩 감사할 일을 떠올린다거나 하는, 몇 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명상이에요. 따라해보세요. 신기하게도 마음이 훨씬 편안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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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창비|2025년|264쪽

이 단편 소설집의 주인공들은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청소년들입니다. 짧은 소설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 흐름을 따라 느릿느릿 읽다 보면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어느새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우린 가끔 경험하잖아요. 누군가의 이야기만을 듣고 새롭게 따라해 보기도 하고, 툭 던진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도 하는 경험이요. 힘겨운 순간엔 누군가의 이야기가 뜻밖의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하지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들에는 “내용과 무관하게 무조건 웃는 장면”이 있고,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한 명씩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서로가 이야기로 얼마나 촘촘히 이어져 있는지, 서로의 이야기에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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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걀입니다』
시오타니 마미코 지음|송태욱 옮김|비룡소|2022년|56쪽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달걀입니다. 그것도 계속 누워만 있었던 기억밖에 없는, 매우 무기력한 달걀이에요. 오랜 잠에서 깨어난 달걀은 몸을 일으켜봐요. 그리고 자신의 흰자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마시멜로를 깨웁니다. 그리고 이 둘은 싱크대 아래로 내려가 부엌 밖 세상을 산책합니다. 궁시렁거리면서 싱크대 아래까지 내려가는 데만 몇 페이지가 걸려요. 그리곤 돌아다니는 건 말도 안된다는 화분, 더러워질까봐 움직이지 못하는 쿠션, 일을 멈출 수 없기에 다닐 수 없다는 시계, 투닥거리는 견과류들을 만납니다. 누워만 있었던 달걀의 ‘나름 담대한’ 모험담을 읽다 보면, 조금 움직여볼 힘이 생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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